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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려보지 않은 사람들은,, 전통민화에 하나 뚝딱 올린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막상 내손으로 해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민화에 소재 하나 올려서 예쁘게 만들어 놓으면 창작민화가 뚝딱 하고 완성되는줄 알았다. 그냥 아~ 저기에 저거 하나 포인트로 올렸네? 딱 그정도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창작민화를 직접 시작하고 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꼈다. 그 소재 하나, 그 포인트 하나를 올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간이 들어가는지,, 해보기 전엔 전혀 몰랐었다.
창작민화는 '하나 올리는 작업'이 아니었다
창작민화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전통민화에 소재하나 추가하면 되는거 아니냐며 쉽게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 하기도 했었고,, 그런데 직접 하게 되면 그 과정안엔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민은 말해 뭐해.. 끝도 없고,,
이게 이 전통화에 어울릴까? 어떻게 현대적인 요소를 추가하지? 이 소재를 왜 넣었냐고 물으면 나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소재는 다른 그림에 더 잘 어울릴까? 어떻게 하면 좀 더 뇌리에 박히는 그림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수도 없이 반복한다. 배치를 바꿔보고 배경도 바꿔보고, 다른 소재를 올려보고, 빼보고,, 그렇게 수없이 고민하며 새벽까지 못자고 날 샌적도 많다. 전시장에 걸린 그림으로는 그냥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요소가 섞인,, 작은변화 하나이지만,, 그 안에는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과 과정이 숨어있다.
창작민화는 도용도 더 조심해야 했다
처음 창작민화 도안을 만들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있다. 절대 비슷한 느낌의 그림을 그려내지 않는다는 것,, 어디서 본 듯한 그림도 최대한 피할 것. 처음엔 응?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아이디어 도용 문제로도 문제가 되더라. 어떤 이가 기존 민화 도안인 줄 알고 그렸는데 알고 보니 누군가의 창작 작품이라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특히 요즘은 SNS에 작품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본인도 모르게 비슷한 구성이 나오거나, 창작 작품을 모방해 그린것이 알려져 도용 문제가 붉거지기도 한다고 화실 선생님께 들었다. 그렇기에 창작을 할때는 아이디어는 얻지만 그 창작품의 메인 아이디어는 얻지 말것이며,, 비슷한 느낌의 화풍역시 풍기지 않는것이 좋다고.. 그래서 나는 창작민화 도안작업을 할땐 SNS 보다 주로 박물관에 소장된 민화 자료를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괜히 긁어부스럼이라고.. 좋은 아이디어들을 따라하고 싶지 않을 자신이 없기 때문에,, 애시당초 옛 자료로 처음부터 구상을 하는 편이다. 옛 소재를 보고, 그것을 어떻게 새롭게 풀어낼 지,, 어떻게 하면 현대적인 요소를 추가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편이다. 창작이라고 해서 아무거나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조심하고 더 많이 찾아보게 된다.
창작민화를 시작하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창작민화를 시작하고서 나름 뿌듯하고 기뻤던 순간이 있다. 같은 화실을 다니는 선생님 중 한분이 내 그림을 보며 우와~ 영랑쌤은 이제 그림에 영랑쌤의 색깔이 묻어나오네요~~ 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이제 나만의 색깔을 가지게 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시도 하고, 공모전도 많이 나가고, 상도 받아보고,, 초대전도 해봤지만 아직도 나는 스스로를 배우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예전과 다른점이 있다면 요즘 지나가는 모든 일상이 민화 소재로 보인다. 아이 학교에서 동화책 수업을 하는 걸 봐도 우와 이걸 민화로 배경화면을 그리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 아이가 동시를 배울때에도 동시를 민화로 그려보면 참 재미있겠다.. 하는 상상을 하게된다. 예전에는 그림을 그릴 때만 민화를 생각했었다면,, 이젠 생활에서도 민화를 생각하게 된다. 그게 아마 창작민화를 시작하면서 달라진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창작민화로 인하여 가장 크게 달라진건 그림 실력이 아니라 민화를 바라보는 눈이 바뀐것 같다. 그러니 블로그 글도 민화를 주제로한 이야기를 이렇게 남기고 있는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