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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선물을 잘 하지 않았었다. 초반엔 아직 실력이 미천하여,, 부끄러움도 한몫했었고.. 하지만 이젠 주위에서 그림 하나 그려주면 안되냐고 부탁을 받기도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 그림을 선물하게 된다. 그래서 선물을 줄때 받을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민화가 가진 의미를 생각하며 그림을 골라 그려준다. 결혼하는 동생네 부부에게는 잘 살라는 의미로 화조도를 그려줬고,, 취업을 앞두고 힘들어하는 사촌동생에게는 잘 될꺼라는 의미로 어변성룡도를 그려주기도 했다. 이렇게 좋은 의미 가득담은 그림을 이런 의미가 있데,, 옛다- 오다 주웠다 라는 느낌으로 던져주면 받는 이들은 당연히 고마워한다. 거기에 재밌는건 그림을 그려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반응이 조금 다르다는 것 뿐,.

"이 귀한 걸 이렇게 주냐"고 하는 사람

그림을 그려봤거나,, 창작물을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에게 민화를 선물하면 이 귀한걸 이렇게 오다 주운거 주는것 처럼 주냐며,,타박하기도 한다.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손이 들어가는지 아니까,, 그 그림을 그리는데에 걸린 나의 노력을 알고 고마워 해준다. 반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그냥 우와~ 이거 너무 예쁘다 고마워~~ 라고 한다. 그렇다고 서운해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나도 민화를 배우기 전엔 그림이나 창작물 선물을 받았을때,.. 그냥 날 생각해서 이걸 만들어 줬구나,, 고맙다 정도만 느꼈지.. 그 과정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는 생각해 본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내 만족으로 선물을 준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그림을 선물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이니까 몇 시간씩 내 시간을 들여 그림을 그려줄 수 있는거다. 이 사람에겐 어떤 그림을 그려주면 좋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그림이 가진 의미랑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을 맞춰보며 적절한 그림을 골라,, 온전히 그 사람 생각을 하며 그림을 그려본다. 순전히 내 주위의 사람이 잘 되었으면 하는 내 사심을 가득 담은,, 내 만족 그림이다.

손바닥만 한 민화도 2~3시간은 걸린다

크기가 작은 그림을 그린다하면 한시간 내로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려보면 화판 작업부터 도안뜨고 색칠하고 마무리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에 손바닥 만한 작은 소품도 빠짝 그렸을때 2~3시간이 걸리고, 그 보다 조금만 더 커져도 시간은 점점 늘어나 적어도 5시간 이상 잡고 그린다고 생각해야한다. 뭐가 그렇게 어려워서,,? 뭐가 손이 제일 많이 가? 라고 물으면 글쎄,, 사실 딱 한곳을 고르기 어렵다. 그 화판 안에 작업하는 모든 부분 하나하나 내 손길이 안들어가는 곳이 없으니 말이다. 좋은의미로 하는 선물이니,, 기분 좋게 그 사람을 생각하며 그림 작업을 하다보면 계속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와서 수정작업을 한참 하기도 한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을 만족스럽게 쳐다보고 있으면 그 그림을 작업하는데 들어간 시간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예쁜 그림을 하나 얻게 되는것이고, 그걸 직접 그려본 사람은 그 안에 들어간 시간까지 볼 수 있는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왠만한 친분을 가지지 않고서는 그림 선물을 잘 하지 않는다. 

민화를 배우고 나서 그림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민화를 배우기전엔 모든 창작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냥 예쁘구나,, 아 저렇게도 표현 할 수있는구나,, 정도로.. 어쩌면 무심할 정도로 쳐다보는게 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민화를 배우고 나서는 그림을 보는 느낌이 조금 달라졌다. 민화뿐만 아니라, 옻칠민화나 자개, 칠보 등 모든 창작물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을 몸소 느꼈기에,, 다른 사람들이 만든 작품을 볼 때도 이젠 예전 처럼 결과물만 보지 않는다. 와.. 이걸 어떻게 이렇게 했데?! 우와.. 이거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까?!! 우와.. 대단한다. 이거 나라면 할 수 있을까? 하고 빚대어 보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사실들 알길 원하지는 않는다. 그게 뭐~? 라고 반응해도 충분히 납득할만하니까,, 그래도 이런 시간들이 들어간다는 것이 궁금하다면 한번쯤은 창작의 고통을 체험해 보길.. ㅎㅎㅎ 그냥 고통을 분담하고 싶은 혹자의 못된 심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