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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데이 클래스에 털치기라고??
화실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다보면,, 원데이 클래스 문의하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럴때면 그냥 음~~ 문의하러 왔나보구나 이럼서 가만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유독 그리고 싶은게 있어서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왔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가만히 고개를 들어 보고 있으면, 휴대폰에 사진을 찍어와서는 자기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그리고 싶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작게 소품으로 그리고 싶다고 원데이 클래스로 어찌 안되겠냐고 물어보는데,, 상담하는 선생님은 항상 난색을 표한다.. 애견,애묘를 그리는 클래스는 적어도 한 두달은 걸려요.. 원데이 클래스로는 할 수 없어요.. 라고.. 과장을 좀 보태서 손바닥 만한 사이즈에 그리면 안되냐고 진짜 작은 사이즈인데,, 어찌 안되겠냐고 조르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원데이클래스 2시간 안에 해결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앞서 호랑이 털치기 글에서 말 했듯, 애견,애묘의 꽃은 털치기 인데.. 털은 세필로 진짜 하나하나 쳐야 하는것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거다.. 물론 손바닥 만한 사이즈로 모란이나 복주머니나 문자도 하나 정도는 2시간 안에 후딱 그리고 뚝딱 만들어서 가져갈 수 있다. 아! 동물이라도 털치지 않는.. 밋밋한 색감으로 표현한다면 2시간 만에 가능하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사진을 들고와서 원하는 그림을 보면 정말 복슬복슬한 느낌의 그림을 원하기에 안된다고 하는것이다.
털 표현이 생명인데, 방향이 다르면 한눈에 보여
어찌어찌 손이 진짜 빨라서 털만 주구장창 친다고 하자. 그래도 자기가 사랑하는 동물을 그리는거니까 더 예쁘게 그리고 싶고 더 풍성하게 그리고 싶은 마음에 욕심이 더 나기 마련이다. 내 눈엔 다 된것 같아 보여도 선생님이 더 치라고 하면 더 쳐야 한다 더 치고 나면 확실히 더 풍성해지고 훨씬 예뻐지는게 사실이니까.. 그렇기에 애완,애묘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 원데이 클래스가 아니라 적어도 한두달 코스를 잡고 진행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동물의 특성상 털이 한 방향으로 되어 있는것도 아니고 종마다 털의 방향이나 질감이 모두 다르다. 그런 세밀한 부분까지 표현해주려면 털이 뻗친 방향을 잘 확인해 줘야 하는데 아무생각없이 마구잡이로 치고 있다보면... 엉킨 털의 소유자를 그리게 된다. 그 그림은 초보자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털이 오른쪽으로 가다가 갑자기 왼쪽으로 가버린다던가.. 응? 방향이 이상한데? 싶으니까 그 부분이 눈에 들어 오게 되는경우도 있고, 웨이브로 구불구불한 털을 표현해야 하는데 지그재그로 쫙쫙 뻗친 털을 치게 된다면 내가 알고 있는 아이와 다른 털을 가진 아이로 느낄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그 부분이 눈에 확 띄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실수한 부분이 있는 경우는.. 물에 적신 바림붓으로 과감하게 이제껏 노력해서 무아지경으로 쳤던 털을 과감히 밀어줘야 한다. 마치 아무것도 없던것 처럼.. 그렇게 그 위에 다시 바른 형태의 털을 다시 채워줘야 더 자연스럽고 완성도 높은 동물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털 작업은 하루 만에 끝날 수 없다.
민화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작은 그림이니까 금방 완성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털이 들어가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털은 시간을 들인 만큼 살아난다. 한 올 한 올 쌓일수록 더 자연스러워지고, 더 풍성해지고, 조금씩 휴대폰에 찍어온 그 아이를 닮아 간다. 그렇기에 반려동물 민화는 원데이 클래스로 끝날 수 있는 그림이 아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가 이기도 하지만, 자기 손으로 그려보고 싶은 만큼 사랑하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남기고 싶은 마음이 계속 붓을 들게 만드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